열로 그리다: FLIR 카메라를 사용한 열화상 카메라 전시


열화상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능력으로 사용자들을 놀라게 합니다. 이러한 열화상 기술을 이용하는 열화상 카메라는 온도 데이터를 기록하고 그 데이터를 우리가 쉽게 해석할 수 있는 이미지로 변환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온도 데이터를 단순히 눈으로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실제 상호작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예술가 겸 과학자로 활동 중인 마르톤 모요로시(Marton Mogyorósi)는 최근 ‘숨겨진 파장: 적외선으로 보는 현대적 장면들(Hidden Wavelength: Contemporary Scenes in Infrared)’ 전시회를 통해 온도 데이터와 상호작용하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모요로시는 현재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일하는 플라즈마 소재 엔지니어이자 연구원입니다. 하지만, 연구실 문을 나서면 모요로시는 과학과 시각 예술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서, 두 분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공유하며 더 많은 주목을 받아야 할 기술을 대중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멋진 기술들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정작 그런 기술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사람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상호작용적인 경험으로 만들 방법은 마땅치 않은 점이 안타까웠어요”라고 모요로시는 설명합니다.
열화상 기술을 이용한 모요로시의 작품은 2024년 10월 네덜란드 현지에서 열린 디자인 축제(총 9일),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에 참가하면서 많은 관람객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숨겨진 파장’이라는 제목에 맞게 모요로시는 직접 촬영한 열화상 이미지를 전통적인 유화와 캔버스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FLIR T1020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가열한 철판까지 선보였습니다.


모요로시는 가열된 구리판과 냉각 팬을 철판 뒤에 부착하여 온도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열화상 캔버스를 만들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캔버스를 만져 가열된 이미지를 손으로 느껴보면서 또 하나의 감각을 통해 작품을 경험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의 범위는 파란색부터 빨간색까지 정해져 있어요”라고 모요로시는 설명하며, “하지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빛의 범위는 더 넓기 때문에, 이번에 저는 사람들이 손을 통해 직접 열기를 느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이런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해 보았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곳곳에 배치된 구리판이 특정 지점을 가열하는 동안 팬은 캔버스의 다른 부분을 냉각해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숨겨진 파장”의 관람객들은 특히 모요로시가 “브라질의 열기(heat of Brazil”라는 제목을 붙인 생생한 열화상 이미지도 감상할 수 있었는데, 해당 작품에는 FLIR T1020과 FLIR ONE® Edge Pro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여 브라질 전역의 축제, 지인들, 그리고 야간에 촬영한 여러 장면들이 사용되었습니다. 가열된 철판에 표시된 이미지는 누군가가 분수를 가로질러 달려가 동상 위로 올라가는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사람이 물 위를 가로질러서 달려가는 모습이 보이실 거예요. 몸에서는 빛이 반사되는 모습이 보이는데, 당시 날씨가 꽤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라고 모요로시는 설명했습니다.


모요로시가 가열한 캔버스(왼쪽) 작품과 재현한 기존의 열화상 이미지(오른쪽)
그는 또한 열화상 기술 덕분에 작품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각 장애인 관람객의 이야기도 공유하였습니다. “그분께서 제가 만들어 낸 형태가 어디에 있고 그 형태가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실제 이미지의 이야기를 들려 드렸더니 작은 인간 형상이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열화상 기술을 이용해서 별이 빛나는 밤을 만들어서 우주의 차가움과 별과 달이 소용돌이치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놀라울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라고 모요로시는 전했습니다.
열화상 이미지가 본인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모요로시는 사람이 자연적으로 가진 감각과 비교했을 때, 열화상 기술은 정말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저는 열화상 이미지가 인간이라는 존재보다 훨씬 더 큰 세상을 보여준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라고 말하며, “주어진 감각만으로 주변 현실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해요. 사람은 굉장히 제한된 스펙트럼의 빛만 볼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열화상 카메라는 사람의 제한된 인식을 상징하는 기계인 동시에, 우리는 열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는 기계인 것 같아요. 온도처럼 막연히 느낌으로만 알던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점도 좋고요. 우리가 발명하고 있는 기술들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고, 한계를 뛰어 넘으면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도 열리는데, 그걸 보여주는 게 열화상 카메라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습니다.
숨겨진 파장’과 마르톤 모요로시의 작품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작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